"요즘 어제 일이 가물가물해." 나이 드는 부모님들이 흔히 하는 말입니다. 걱정은 되는데, 그렇다고 병원 문턱을 넘을 일은 아닙니다. 병원과 아무것도 안 하기 사이가 너무 넓습니다.
그 사이를 메우려고 기억 훈련 일기 앱을 만드는 중입니다. 병원의 일이 되기 전에, 일기라는 익숙한 습관으로 기억을 붙잡는 도구입니다.
일기에 훈련을 얹다
처음 구상은 소박했습니다. 매일 쓰는 기록 앱 하나. 다만 쓰고 끝나는 일기가 아니라, 쓴 것을 다시 묻는 일기입니다.
오늘 하루를 짧게 기록하면, 24시간 뒤 미니 퀴즈로 어제를 되묻고, 7일 뒤 기억 테스트로 한 번 더 되묻습니다. "어제 점심에 누굴 만났다고 하셨죠?" 수준의, 부담 없는 물음입니다. 이 이레 뒤의 되물음이 이 앱의 심장입니다. 잊힐 때쯤 다시 꺼내야 기억이 오래 갑니다.
새 이론을 만든 게 아닙니다. 기억 훈련에서 오래 검증된 간격 반복의 틀을, 매일 어차피 쓰는 일기 위에 얹었을 뿐입니다. 도구가 새로울수록 좋은 게 아니라, 습관이 이미 있는 자리에 얹혀야 오래 갑니다.
이 아이디어의 진짜 함정
만들다 보니 함정은 기능이 아니라 말에 있었습니다.
"기억력"을 다루는 앱은 한 발만 잘못 디디면 치료와 의료 기기의 말을 하게 됩니다. "치매 예방", "인지 개선" 같은 표현은 근거 없이 쓰면 안 되는 말입니다. 화면 수십 개를 만들고 고치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는 무심코 그 선을 넘습니다. 문구 하나 바꾸는 건 너무 쉬운 일이라서요.
그래서 경계를 코드로 그었습니다. 화면에 들어가는 문구가 의료·치료 표현의 선을 넘는지 검사하는 자동 검사기를 만들어, 배포 전 확인 절차에 넣었습니다. 선을 넘는 문구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버전은 나가지 못합니다.
사람의 주의력은 흐려지지만 검사기는 흐려지지 않습니다. 훈련 도구는 훈련 도구의 말만 하도록, 그 원칙을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절차에 맡겼습니다.
어디까지 왔나
간격 반복 그대로
확인 절차에 내장
출시를 향해 다듬는 단계
지금은 출시를 향해 다듬는 단계입니다. 계정과 알림 같은 앱의 살림을 갖추는 중이고, 화면은 여러 언어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기록의 범위를 일기 너머로 조금씩 넓혀 보고 있습니다. 하루의 기억만이 아니라 몸을 돌본 날의 기록까지. 어디까지 갈지는 완성된 다음에 이 지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표현 경계 검사기는 이미 다른 프로젝트에도 꺼내 쓸 수 있는 부품이 됐습니다. 민감한 영역을 다루는 일이 또 오면, 이 검사기부터 꺼낼 겁니다.
만드는 재료 — 모바일 앱(React · Capacitor) · 저장(Supabase) · 다국어 · 표현 경계 자동 검사.